[노티카스키즈] 돌아오지 않는 밤
- TC

- 2019년 12월 17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19년 12월 20일
Written by. 0% (@Q3097__)
"두려워."
컵의 3분의 2 가까이 채운 엔젝스를 한 번에 털어 넣고 한참 동안 창밖을 응시하던 스키즈가 한 말이었다. 함선 밖의 은은한 빛이 창가의 테이블과 유리컵을 비췄고 노티카의 에메랄드빛 옵틱이 깜빡인다. 사이버트론의 성탄절 주간을 맞이해 분주한 인파로 들썩이는 스워브바에서 들뜬 분위기를 즐기던 노티카에게 다가와 제 개인실에서 엔젝스 마저 마시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들었을 때 스키즈의 얼굴은 고민이 있는 듯 수심이 묻었지만 애써 웃음으로 숨기고 있었다. 그런다고 해서 눈치를 못 채겠느냐마는 노티카는 모른 척 네 말이 잘 안 들린다며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자고 그의 손을 잡고 바에서 나갔다.
그리고 현재. 노티카는 스키즈의 빈 유리잔에 엔젝스를 채워놓고는 물었다.
"모든 것에 흥미를 잃는 일만큼이나?"
아웃라이어 스키즈는 그 명색에 걸맞도록 남들과는 달랐다. 무엇이든 빨리 배울 수 있다는 독보적인 능력은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명확한 장점이었고 돌아오는 리스크가 ㅡ표면적으로는ㅡ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세상은 늘 그렇듯 기브 앤 테이크 원칙을 사랑하고 스키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이든 그가 관심을 들인 분야는 금세 숙련돼 처음에 가졌던 설렘과 흥미가 휘발되고 따분해졌다. 좋아하던 것을 다시는 좋아할 수 없게 되는 것만큼 슬프고 두려운 일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그가 두려워하는 건 따로 있었다.
"내 과거를 알고 나면……,"
스키즈의 얼굴이 힘없이 아래로 기울어졌고 그걸 어떻게든 지탱해보겠다는 양 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모멸감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표정을 숨겼으나 그의 입꼬리가 떨리고 있음을 별빛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몇 번이고 입을 뻐끔거리며 말을 이어나가려다 포기하고 남은 언어는 언젠가 덮쳐올 시련 앞의 무력함이었다.
"어떡하지."
기억을 잃었기에 비로소 아무런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살 수 있었던 그에게 망각은 영원의 낙원이 아닌 폭풍전야와도 같았다. 기억을 되찾았을 때 더 이상 자신은 망각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두려워……."
스키즈는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과거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과거로부터 유리되게 만든 이 망각의 기회가 자신에게 정당한지 알고 싶었다. 무엇이든 흥미 있는 것이라면 파고드는 것이 스키즈의 본능이니까.
그러나 무서웠다. 감당할 수 없는 폭풍이 자신을 망가뜨릴 것만 같아서 회피하고 싶은 방어기제가 자신이 겪고 있는 망각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두려움은 슈퍼러너인 그조차도 익숙해지고 정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에 스키즈는 떨리는 몸을 가만히 웅크리고 이 어둠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지금에 안주하고 싶고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평화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환경을, 노티카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때 노티카가 손을 뻗어 스키즈의 얼굴을 덮은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마치 홀에서 춤을 요청하는 것처럼 신중하고 사려 깊은 손짓으로 손가락을 겹쳐 잡았다. 얽힌 손을 따라 샛노란 옵틱이 따라갔고 그 너머에는 노티카의 얼굴이 있었다. 취기에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눈길이 허공을 배회하다가도 다시 카미엔에게로 돌아갔다.
"넌 혼자가 아니야."
아, 어떻게 너는 이 어두운 방에서도 밝게 빛날 수 있는 걸까. 옵틱을 느릿하게 깜빡이자 노티카의 미소가 잔상으로 남아 눈앞이 어지러웠다. 옵틱을 뜨고 감아도 같은 자리에 머물러 환상인지 실제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 얽힌 손을 힘주어 잡았다. 제 기억처럼 갑자기 사라질까 꽉 붙들면서도 행여나 제 악력에 부서질까 겁나 힘을 가누지 못하고 움찔거리는 손 위로 노티카가 제 남은 손을 겹쳤다.
"과거의 네가 있어서 지금의 너도 있는 거잖아."
"하지만 과거의 내가 최악이었다면, 그렇다면……,"
"나는 네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 넌 좋은 개체야. 그러니까 오늘 같은 기념일에 함께 있을 친구가 있는 거 아니겠어?"
사이버트로니안에게 친화적인 알코올 따위 쉽게 분해할 수 있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취기가 올라오는 듯 EM 필드가 기분 좋게 울렁거렸다. 스파크가 간질거리다 못해 아파서 스키즈의 입꼬리가 움찔거렸고 옵틱이 일그러졌다. 노티카는 포갰던 손을 옮겨 스키즈의 헤드가 자신에게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내줬다. 스키즈의 체중이 제게로 쏠리는 게 느껴졌고 그의 동체에서 엔진이 가동하는 소리가 커지는 것 또한 알았지만 모른 척 넘겼다.
"노티카."
카미엔을 안으려는 듯 팔을 들어 올리던 아웃라이어는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그를 찾았고 손은 허공에 멈춰있었다.
"응."
널 잃을까 봐 너무나도 두렵다고, 대뜸 말할 뻔했던 스키즈는 다시 생각을 가다듬고 말을 정리해 간신히 한 음절씩 내뱉었다.
"내가 나중에 기억을 되찾게 된다면 그때에도 지금처럼 친구로 남아줄 수 있어?"
방금 자신이 한 말은 살면서 가장 아마추어 같았다고 생각했다. 아웃라이어에게 이런 일도 있다니, 프라이머스가 제 능력을 도로 앗아가도 할 말이 없었다.
"글쎄."
아웃라이어 능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보다도 더 청천벽력 같은 노티카의 대답에 스키즈의 몸이 얼어붙었고 취기로 올랐던 열이 확 가라앉았다. 그러나 자신을 끌어안는 엔지니어의 손에 꼼짝할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을 핑계 삼아 매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좋은 친구가 될지도 모르지. 아미카가 될 수도 있고."
이어진 말에 스키즈는 자신의 스파크를 쥐어짜는 말장난에 투덜대기보다는 어중간하게 뒀던 양팔로 노티카를 끌어안고 안도하기에 바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과거가 기다리고 있어도 자신의 곁에 남을 친구가 있다면 그것으로 됐노라고 제 품에 떨어져 부서져라 끌어안은 그 모습이 퍽 안쓰러워 노티카는 옵틱을 꾹 감았다.
"노티카, 방금 그건 내가 받아본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기억 잃었다면서 어떻게 그걸 확신해?"
아까 전까지만 해도 당장 울 것만 같았던 아웃라이어가 소리내어 웃자 노티카도 결국 따라웃고 말았다. 바스라진 별빛 속에선 서로의 웃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EM 필드가 그들의 손을 인도했고 그들은 마침내 이마를 맞댔고 썩 진중한 눈매로 서로를 응시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빛이 없어도 서로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외롭지 않은 밤이었다.
*
처음으로 단둘이 보냈던 그 날 밤을 미래의 노티카는 가끔 떠올렸다. 홀로 깊은 새벽을 보내야 했을 때라던지, 동행자 없이 바에 와서 칵테일을 비울 때라던지, 어떤 기점으로 계속해서 돌아오는 사이버트론의 홀리데이 주간일 때라던지. 그런 사사로운 순간과 분위기가 우연히 겹쳤을 때 비로소 그날 밤을 복기했다.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성탄절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때를 그리워하는 건, 그는 자신의 아미카니까.
당연하게도 노티카는 스키즈의 부재가 슬프진 않았다. 그러나 함께했던 시간을 함께 복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는 허전함은 비애를 느끼지 못하는 카미엔의 주변을 맴돌았다. 마치 비어있는 잔처럼.
노티카는 빈 유리컵의 입구를 손끝으로 호선을 그리며 덧대었다. 그가 컵을 비울 때면 스키즈가 그걸 알아채고 기분 좋은 얼굴로 컵 표면에 흘러내리기 직전까지 엔젝스를 털어 넣곤 했는데.
노티카는 울지 않았다. 다시는 채워지지 않을 술잔과 허전함을 움켜쥐고 성탄절의 새벽녘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마이비러브드라체에에에엣
오토봇메딕중에서도 최강의 파르마가 울부짓었따
파르마는 졸라짱쎄서 메딕중에서 최강이엇따
앰뷸론이나 퍼스트에이드도 이겻따 다덤벼도 이겼따 파르마는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홀리데이를 즐기는 드라쳇을 보고 울부짓었따
“으아아악라쳇콘적스는나라구요”
“알게머야! 난 이엔딩 인정모태 제이로!”
싸무라이봇(할.복.해.) 드리프트가 디졋다 파르마가 짱이었따
그래서 로라호의 디셉티콘은(드리프트가 외쳐따 나는디셉티콘이아니야아아아악) 디진 것이어따
꼐속
<사랑의 콩깍지 씌어버렸어>
범블비는 자길 보호해주는 찰리가 참 멋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어떤 점이 멋있는지 누가 묻는다면 단연 그것이다. 메모라는 인간 남자에게 발각될 당시 눈을 번뜩이며 누군가한테 발설하면 널 치어버리겠다 협박하던 순간 말이다. 대체 그게 어디가 멋있는 거냐, 살벌한 거 아니냐고 누가 딴지를 건다면 아마 범블비는 그 말을 한 자의 모가지를 주저 없이 딸 생각이었다.
찰리는 정말 멋있어. 반대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봐.
뎅겅-
음, 이제 반대하는 사람 아무도 없지?
찰리는 진짜 멋지고 쿨해.
찰리는 범블비가 귀엽다고 생각한다. 덩치 큰 외계인 로봇의 대체 어디가 귀여운 구석이 있느냐고 누군가 비웃는다면, 그녀는 주저없이 자신의 차를 몰아 비웃은 자를 박아버릴 마음도 있었다. 귀여운 점이야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굳이 꼽자면 얼굴만 숨겨놓고 다 숨었다고 믿는 어리숙한 점이나, 우울해하는 자길 위로하기 위해 어디서 찾았는지 크리스마스 장식…
<선물포장>
크리스마스날까지 밤샘 야근을 한 프라울이 쾡한 눈으로 자신의 개인실로 들어왔을때 그는 깜짝놀라 눈을 크게 뜨고 두어번 깜박였어요. 프라울의 방 한가운데 있는 나무밑에 커다란 선물이 놓여있었거든요. 산타가 나무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착각한 모양이에요. 혹시라도 디셉티콘이 보낸 함정일까봐 프라울은 조용하게 다가가 선물상자를 열어보았어요.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안에는 기다리다 지친 범블비가 리본을 묶고 잠이 들어있었지요. 프라울이 열면 '짠☆ 내가 니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라고 외치려던게 틀림없었지만 프라울이 올릴 보고서가 너무 많아 야근할것을 범블비는 몰랐나봐요.
이렇게 잘때만 천사같은 범블비지만, 프라울은 너무나 곤히 자고 있는 범블비를 깨울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는 선물상자를 다시 닫고 테이프로 다시 잘 포장해서 반품이라고 위에 크게 적은 뒤 범블비의 방에 잘 갖다놓았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계신 북극으로 반품해버릴수도 있었는데 범블비 방에 대려다 준걸 보면 프라울은 범블비를 사랑하는게 틀림이 없어요.
다음날 아침 범블비…
점점 분량이 줄어드는 것 같은 건 절대 기분탓이 아님니다. 저는 졸립고 게임이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얘네는 아카데미에서 일이 있어야 함니다. 그래야 쿠소글이 다섯 개가 되기 때문이조.
휴일에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지만 오라이언은 그 날에도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의원에게 찾아가 사정을 설명해야했따. 그렇기에 일이 끝나자마자 의원이 있을 아카데미로 찾아가 사무실로 걸음을 옮겻다. 납치 사건 이후 무사한지 확인도 할 겸 마리다.
아카데미 복도에 나와이떤 친구 하나를 붙잡고 의원이 지금 사무실에 잇는지 물어따.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려다 저 끝에서부터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꼬, 오라이언도 따라 그쪽으로 시선을 옮겨따. 멀리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으 속력으로 달려오는 의원이었따.
“오라이언~!”
복도의 학생들이 건네는 인사에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는 서윗함도 잊찌 안앗다. 천천히 와도 괜찮다고 말하기 위해 마스크를 거두고 입모양으로 멀리서도 보일 수 있도록 입을 벌리…
임팩타형님.지금.뭐하고계심니까.큰일낫단말입니다. 울트라매그나스라는놈이.우리윌잭.형님을결국잡아가셧답니다.아주그냥.푹빠지셔서정신을못차릿다.그러답니다.놈이라고불러야.마땅.합니다.도둑놈! 제가.그때.고백하는.장면을.봤어야하는거였습니다.통탄할.따름입니다.그때.장소에있었던.벌크헤드형님도.손을전혀.못쓰셨다고합디다.그형님은.원래.순해서.좀그렇긴하지만.말입니다 각설하고.감히우리렉카즈를.넘보는.것이.말이.된다고생각하십니까? 휠잭.형님도.그렇게.홰까닥.하셨는지.고백했다.넘어가는것도.답답하고.형님답지.않은.행동입니다. 전.참을.수없습니다.렉카즈사령관이었다해도.전부터.함께한.우리렉카부대의.끈끈한.의지와.연대를.그렇게.끈을수.없다이말입니다. 본때를보여줘야.합니다.시스프레이형님도.동의한답니다.소식을들은.모두가.이를갈고.있습니다.우리가.휠잭형님을.얼마나.아끼는지.아시잔습니까.이결혼반댈세를지금.외쳐야하는.때입니다!.자세한.내용은.만나서이야기하기로.했습니다.그때까지평안히.계십시오. 이만.물러나겠습니다.